각종 호텔 및 부동산 매각으로 현금 확보에 애쓴다. 호주 퀸즐랜드주를 대표하는 복합 리조트 ‘퀸스 워프 카지노’ 사업권까지 팔게 된다. 경쟁사 ‘크라운 카지노’ 운영사인 ‘블랙스톤’이 스타 엔터테인먼트 인수를 검토 중이다.

호주의 카지노 업체인 스타 엔터테인먼트가 브리즈번 지역에 위치한 복합 리조트 ‘퀸스 워프(Queens’s Wharf) 카지노’의 지분을 팔아 긴급 재정 지원을 받아냈다. 스타 엔터테인먼트는 마카오의 정킷 사업자와 연관된 자금 세탁 혐의로 막대한 벌금을 부과받았고, 지속적인 게임 규정 준수 비용 지출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로 인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호텔과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 애쓰며, 결국 2015년 이후 3조 원 이상의 투자가 들어간 ‘퀸스 워프 카지노’ 사업권까지 팔아버렸다.

그럼에도 재정 위기는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 최대 경쟁사인 ‘크라운 카지노’를 소유한 세계적인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이 스타 엔터테인먼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블랙스톤이 스타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게 된다면, 호주 최대의 두 카지노 업체를 모두 소유하게 될 것이다. 이는 시장 독점 문제를 유발할 수 있지만,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파산 위기가 심각한 만큼 규제 기관도 단순히 반대하기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

스타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 지역의 게임 규제 기관인 ‘독립 카지노 위원회(NICC)’로부터 1,500만 호주 달러(약 136억 9,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마카오의 정킷 사업자 ‘썬시티카지노’와 연관된 자금 세탁 혐의 때문이다. 썬시티카지노는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에 위치한 스타 엔터테인먼트 소유의 카지노에서 자금 세탁 및 불법 활동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익에 눈먼 임원진은 정킷 사업자의 조직적 범죄 행위와 관련된 위험을 알면서도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금 외에도 게임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추가적인 지출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지난 2월 10일 호주 증권 투자 위원회(ASIC)는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전 임원들에게 대해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 ASIC은 전 CEO인 맷 베키에르(Matt Bekier)와 총괄 법률 고문인 폴라 마틴(Paula Martin), 전 카지노 최고 책임자인 그렉 호킨스(Greg Hawkins) 등 11명의 임원을 상대로 민사상 벌금 조치를 취했다. 이는 카지노를 이용한 자금 세탁 가능성이 있는 재무 정보에 대해 전 임원들이 오해의 소지가 있도록 정보를 교묘하게 비틀었기 때문이다.

원래 ‘국립 호주 은행(NAB)’은 중국의 ‘유니온 페이(CUP)’ 카드를 이용해 카지노 칩을 구매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명시했고, 이에 스타 엔터테인먼트는 유니온 페이 카드가 호텔 숙박, 전용기 사용, 사치품 구매 등 카지노와 관련이 없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정킷 사업자가 카지노 VIP 고객을 위해 사용한 것일 가능성이 있으며, 카지노와 무관하다는 설명은 이러한 사실을 감추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

결국 막대한 벌금과 추가적인 자금 지출로 인해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현금 보유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올해 1월 초에 2024년 말 기준 현금 보유량이 단 7,900만 호주 달러(약 721억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파산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매도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1월 10일 마카오의 한 사업가가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5.52%를 인수해 긴급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재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려면 여전히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호주 퀸즐랜드 지역의 랜드마크인 ‘퀸스 워프 카지노 리조트’>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 엔터테인먼트가 선택한 전략은 핵심 자산이 아닌 자산을 매각해 재정을 충당하고, 사업 구조를 재편 및 간소화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 ‘트레저리 브리즈번(Treasury Brisbane)’를 매각했다. 노후화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트레저리 호텔의 임대 사업권을 그리피스 대학교(Griffith University)에게 6,750만 호주 달러(약 616억 원)를 받고 팔았다. 트레저리 브리즈번 호텔의 카지노 라이센스는 퀸스 워프 카지노로 이전될 예정이다. 물론 이로 인해 재정 위기가 해결되지는 않았고,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시드니 및 골드 코스트 지역의 호텔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었다.

결국 스타 엔터테인먼트는 6,000만 호주 달러(약 547억 원)를 받고 ‘스타 시드니 이벤트 센터’ 및 관련 공간을 ‘파운데이션 씨어터(Foundation Theatres)’에게 매각했다. 파운데이션 씨어터는 2011년부터 스타 엔터테인먼트 소유의 ‘시드니 리릭 극장(Sydney Lyric Theatre)’을 10년 이상 임대하는 등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업체이다. 비록 부채 시설 계약에 따라 매각 대금인 6,000만 호주 달러의 사용처에 제한이 있지만, 재정 불안을 해소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3월 7일, 홍콩의 파트너 협력사인 ‘저우타이푸(周大福，Chow Tai Fook)’과 ‘극동 컨소시엄(Far East Consortium)’에게 퀸스 워프 개발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스타 엔터테인먼트는 2015년부터 홍콩의 두 파트너 협력사와 함께 퀸스 워프 복합 리조트를 개발해왔으며, 추가 비용 10억 호주 달러(약 9,100억 원)를 포함해 총 36억 호주 달러(약 3조 2,800억 원)의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갔다. 퀸스 워프 개발 사업권은 스타 엔터테인먼트가 절반을, 2개의 홍콩 파트너가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금난으로 지속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지자 파트너 협력사에게 모든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홍콩의 두 파트너 협력사는 매각 대금으로 현금 5,300만 호주 달러(약 483억 원)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극동 컨소시엄은 매각 거래의 일환으로 골드코스트에 위치한 ‘더 스타 카지노’의 지분 66.67%를 스타 엔터테인먼트에게 되돌려주기로 했다. 이는 퀸스 워프를 팔면서 카지노의 지분을 확보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리고 퀸스 워프 카지노에 대한 소유권은 사라지지만, 2026년 6월까지 매달 500만 호주 달러(약 45억 원)의 수수료를 받아 카지노를 관리하기로 했다. 2026년 7월부터는 월 600만 호주 달러(약 54억 원)으로 관리 비용이 인상되기 때문에, 이는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중요한 현금 수입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금을 감안하면 매우 아까운 매각이지만, 퀸스 워프 개발과 관련된 16억 호주 달러(약 1조 4,600억 원)의 부채를 감안하면 당장의 큰 재정적 부담은 덜어낸 셈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자산 매각으로 인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새로운 문제이다. 자산 매각으로 재정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선택지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이번 매각으로 인해 퀸스 워프를 둘러싼 퀸즐랜드주 정부의 노력도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원래 퀸스 워프는 2015년 브리즈번 중심 상업 지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퀸즐랜드주 정부의 노력으로 시작되었다. 고급 카지노, 호텔, 상업 지구 등을 포함한 세계적인 복합 리조트를 목표로 스타 엔터테인먼트와 저우타이푸, 극동 컨소시엄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2년 목표였던 개장 시기가 2024년 8월까지 연기되었고, 공사 지연과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어 공사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어려움 끝에 개장한 퀸스 워프 리조트가 이번 매각으로 인해 완전히 외국 기업의 소유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더욱이 저우타이푸가 마카오 정킷 사업자와 깊은 연관이 있는 업체이기 때문에, 호주 카지노 산업이 마카오 자본에 휘둘리게 되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퀸즐랜드주 정부는 여전히 퀸스 워프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관광 수익과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재정난으로 인해 퀸스 워프 리조트가 중국 자본에 넘어간 이상, 앞으로 주 정부의 의도대로 발전할 수 있는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